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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이맥스(Emacs)

이맥스 락인(lock-in): 마크다운 편집마져...

latentis 2017. 7. 23. 22:27

이맥스?

이맥스는 아주 역사가 깊은 편집기다. 이맥스가 최초로 세상에 등장한 것은 1976년으로 자그마치 41년 전이다. 당시에는 소수의 사람들만 사용하던 편집기 였다. 이맥스가 인기를 얻고 많은 프로그래머들에게 쓰이게 된 결정적 계기는 1985년 리처드 스톨먼그누 이맥스(GNU Emacs)가 나온 이후다. 이맥스는 기본적으로 이맥스의 편집기 UI와 이맥스 리스프 인터프리터(Emacs lisp interpreter)가 결합된 편집기다. 이맥스 리스프(줄여서 elisp)는 리스프 언어의 변종으로 이맥스에서 돌아가는 대부분의 기능은 elisp로 작성돼 있다. 이맥스가 그 수많은 세월을 사라지지 않고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편집기라기 보다는 작은 운영체제에 가까운 이런 유연한 구조 때문이다.

이맥스와 나

난 C 프로그래머로 전문 프로그래머로서의 길을 시작했고 최근까지 사실상 C (만 아는) 프로그래머였다. 내게는 컴퓨터 세상에서 일종의 모국어인 셈이다. 그리고 코딩에 거의 예외없이 방금 소개한 이맥스를 사용해왔다. 긴 시간 함께하며 정이든 탓에 내게 이맥스는 오랜 연인 같은 존재다. 그러나 나와 이맥스의 관계에 작은 균열이 생기고 있다. 최근에 내가 다국어(인간의 언어 말고 프로그래밍 언어) 사용자로서의 삶을 시작하면서 부터…

Go 언어(제 1 외국어?) 코딩을 시작하면서 코딩에 처음으로 이맥스나 VIM이 아닌 다른 편집기를 이용해 봤다. 바로 Visual Studio Code(VS Code)였는데 그 현란한 인터페이스와 기능에 놀랐다. 특히 VS Code의 마켓 플레이스에는 매우 다양한 플러그인들이 있고 이 모든 기능들을 단치 클릭 몇번으로 쓸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 (당연한 것인데 왜 놀라냐고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내가 이맥스를 사용하는 원시인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전혀 이상할 일이 아니다.) 게다가 일렉트론 프레임워크 기반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모든 메이져 OS에서 돌아간다.

나를 더 놀라게 한 다른 툴이 있었으니 그것은 이클립스. 며칠 전부터 부득이한 이유로 Java 코딩(제 2 외국어?)을 시작했는데 우리팀 Java 코더들이 다들 이클립스를 쓰고 있어 이클립스를 사용해 코딩을 하고 있다. 그렇게 접한 이클립스는 VS Code보다 더 놀라운 툴이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이클립스는 내 뇌 속에서 거의 완전히 삭제되었던 Java라는 언어를 내게 학습시키고 있다. (이클립스는 문법 오류가 발생하면 사용자에게 오류 수정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제안을 한다.)

회사를 옮긴 뒤 일어나고 있는 이 모든 일들은 내게는 일종의 문화적 충격이다. 새로운 것들을 배우며 정말 오래간만에 재미있게 일을 하고 있다. 내가 원시인이었다는 생각을 가끔 하면서 말이지.

하지만 그래도 난 이맥스를 완전히 버리지 못했다. Git과의 연동 그리고 거의 모든 기능을 단축키(단축키는 마우스보다 빠르다)에 연결할 수 있는 유연함 때문에 결국 Go 언어 개발에는 다시 이맥스를 사용하고 있다.

마크다운 모드

며칠전 마크다운이라는 간편한 문서포맷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각주:1] 문법을 배우고 난 뒤 어디 유용하게 쓸 수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블로그에 올린 글을 내 개인 PC에도 두고 블로그에도 올리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좋은 방법이 없을까 하고 찾아봤는데 현재 사용 중인 티스토리에는 직접 마크다운을 이용하는 방법이 없다. 변환기를 이용해 HTML로 변환해서 올려야 한다는… ㅡ.ㅡ;; 글을 쓰고 출반을 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StackEdit와 같은 웹기반 편집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난 이맥스에 락인된 원시인. 원시인답게 이맥스에서 글을 쓰면서 바로 변환된 결과를 보고싶다는 열망을 뿌리치지 못했다. 결국 이맥스 마크다운 모드를 설치한 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이맥스 마크다운 모드에서 문서 작성하는 모습
이맥스 마크다운 모드에서 문서 작성하는 모습. 변환된 결과(프리뷰)도 볼 수 있다.

위 그림은 이맥스에서 마크다운 모드로 글을 쓰고 있는 모습을 캡쳐한 것이다. 오른쪽이 마크다운 문서 편집창 왼쪽은 변환된 HTML 문서의 프리뷰를 보여주는 창이다. 변환된 결과는 eww라는 이맥스 내에서 실행되는 웹브라우져를 통해 보여진다.[각주:2] 그렇다 실제로 편집기 안에서 웹브라우져가 돌아간다.(돌아간다는 사실보다 그 기괴함에 놀라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 같기는 하지만… ^^;;)

그래서 결론이 뭐냐고? 아니 뭐 그냥 이맥스에는 이런 특이한 것도 있다는 얘기다. 그나저나 마크다운 이거 뭔가 편리하다. 그냥 환상인 것 같기도 하다만... 그런데 티스토리에서 마크다운을 지원하지 않으니 변환을 한 문서를 올리고 이러는게 영 불편하다. 마크다운 지원한다는데 블로거로 다시 옮겨야 되나. ㅡ.,ㅡ;;;

 

  1. 또다른 신문물이다. :-o [본문으로]
  2. 그림을 넣기 전 화면이라 그림이 없지만 eew에서는 그림도 보여준다. 브라우져가 당연한 거 아니냐고? 아 예예 ^^;;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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